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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공방 가열...배임혐의 성립할까

issuenbiz 2024. 2. 1. 13:16
장남측 "가현문화재단 보유지분 활용은 설립목적 위배"
송 회장측 "자산매각 지난해 문체부 승인...위법사항 없어"
업계 "주가 떨어졌어도 배임문제 제기할 수 있을지 의문”
 

한미약품 본사/사진=한미약품 ​

 

 

 

한미약품그룹과 OCI간 기업통합 과정에서 가현문화재단이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의 핵심으로 등장한 가운데 오너 일가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회장과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 측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송 회장측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일부 대신 가현문화재단 보유분을 OCI에 매각하면서 계약당사자를 바꾼 것에 임 사장측이 배임 의혹까지 제기하며 공세에 나선데 대해 송 회장 측은 위법사항이 전혀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임종윤 사장측이 제기한 자산매각의 문제점과 배임 의혹 제기 등에 대해 송 회장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한미약품은 “자산매각에 대한 이사회 의결을 마쳤고 정부 주무부처 승인까지 받았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달 12일 한미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공시를 통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와 OCI홀딩스(OCI그룹 지주회사) 지분 10.4%를 맞교환하는 내용의 그룹간 통합에 대한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당시 한미사이언스 계약당사자는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임 사장의 자녀 등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15일 정정공시를 통해 계약당사자인 임사장의 자녀 2명을 재단법인 가현문화재단으로 변경했다.

임종윤 사장 측은 계약금액 변경없이 계약 당사자만 변경돼 가현문화재단에 직접적인 손해를 끼쳤다며 배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임종윤 사장 측은 12일 공시된 OCI와의 주식 양수도 계약이 15일 정정공시를 통해 계약 당사자가 변경됐음에도 변경된 계약금액이 적용되지 않아 가현문화재단에 직접적인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있다. 12일 3만8400원이던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정정공시가 나왔던 15일 4만3300원까지 올랐다.

가현문화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가치가 오른 것인데, 주식 양수도 계약도 가현문화재단이 계약 당사자가 된 15일 기준 자산가치로 거래가 이뤄졌어야 한다는 게 임 사장 측 입장이다. 하지만 계약금액 변경없이 계약 당사자만 변경돼 가현문화재단에 직접적인 손해를 끼친 것으로 배임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종윤 사장 측은 또한 가현문화재단이 공익문화재단인 점을 강조하며 OCI와의 주식 양수도 계약 인수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이 대해 한미그룹은 모든 부분에 대해 법적 검토를 받고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가현문화재단 사업 목적이나 내용 때문에 이번 OCI와 주식 양수도 계약 당사자가 된 것과 지분을 매각한 것이 문제가 된다는 건 전혀 있을 수 없는 얘기”라며 “이미 지난해 3월24일 자산 매각에 대한 이사회 의결을 마쳤고, 4월17일 문화체육관광부 승인을 받아 아무런 위법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가현문화재단은 수년간 누적된 부채를 상환하는 것이 시급했다. 그런 부분 때문에 주식 양수도 계약 당사자를 재단으로 변경한 것”이라며 “지난해 4월 문체부로부터 부채 상환 목적으로만 가현문화재단 자산 매각을 할 수 있게 했다”고 강조했다.

업계 내에서는 임종윤 사장 측의 문제 제기는 너무나 많은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라는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상장 회사 주가는 예측이 어렵고 급등락이 빈번할 경우 매도시점을 설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기관 대상 블록딜의 경우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될 수 있는데, 매각 정보 유출 가능성과 할인율 적용 등으로 인해 매각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12일 대비 15일 떨어졌다면, 그때도 배임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주가 등락 전후로 배임 여부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비전문가적 식견에 의한 판단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가현문화재단은 사진을 통한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02년 설립된 비영리법인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가현문화재단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336만3613주(4.9%)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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