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정점' 2021년 ELS 판매 이익 2800억원 달해
올해 H지수 손실액 3748억원...최고 손실률 58.2%
판매액의 0.7∼1.0% 수수료...비이자이익의 6% 차지
은행권 ELS 판매 잠정 중단 상태...영구 중단 미지수
홍콩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이 대규모 손실 사태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5대 시중은행들이 지난 3년 사이 고위험·고난도 금융상품인 ELS를 팔아 7000억원에 육박하는 이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2021년부터 2023년 3분기까지 ELS 판매 수수료 이익은 총 6815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H지수가 1만2000을 넘어 최고점을 찍은 2021년 관련 ELS의 판매 호조로 2806억9000만원의 이익을 냈고, 2022년과 작년(3분기까지 누적)에도 각 1996억9000만원, 2011억9000만원을 남겼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의 흐름에 따라 투자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으로, 은행들은 주로 증권사가 설계·발행한 ELS를 가져와 신탁(주가연계신탁·ELT)이나 펀드(주가연계펀드·ELF) 형태로 팔아왔다.
은행 몫의 수수료는 ELT의 경우 보통 판매액의 1%, ELF에서는 대면과 비대면 판매액의 각 0.9%, 0.7% 수준이다. 은행은 3년간 주로 ELT 판매에 몰두해왔다.
하지만 수 천억원에 이르는 은행의 ELS 수수료 이익과는 대조적으로, 상당수 ELS 가입자는 투자 수익은커녕 오히려 원금 회수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특히 올해 상반기 만기가 집중된 H지수 ELS의 경우 2일 현재 H지수(5219)는 2021년 당시 고점(약 1만2000)의 절반을 밑돌면서 대규모 손실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5대 은행이 판매한 H지수 기초 ELS 상품 가운데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만기가 돌아온 것은 모두 7061억원어치다. 하지만 고객이 돌려받은 상환액은 3313억원뿐으로, 평균 손실률이 53.1%에 달한다.
H지수가 5000 아래로 떨어진 지난달 하순 만기를 맞은 일부 상품의 손실률(-58.2%)은 거의 60% 수준이다. 더군다나 올해 전체 15조4000억원,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의 H지수 ELS의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전체 손실액은 7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
H지수 ELS의 손실이 임박하자 주요 시중은행은 위험관리 차원에서 지난해 11월 관련 ELS 판매를 중단했고, 지난주에는 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기초자산 종류와 관계없이 모든 ELS를 당분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이미 작년 10월 초부터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ELS를 팔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ELS 잠정 중단 상태가 영구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은행 비이자이익에서 6% 안팎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ELS 관련 수익을 쉽게 포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비이자이익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외환 수수료보다는 작지만 '퇴직연금 자산관리' 수수료와 거의 같은 이익 규모다.
출처 : 이슈앤비즈(http://www.issue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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