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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못받는 '깡통대출' 급증...4대 은행 무수익여신 잔액 3兆

issuenbiz 2023. 11. 20. 12:43

올 들어 27.3%↑...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율 0.18%서 0.22%로
법인 파산 올해 3분기 기준 1213건에 달해 작년 동기보다 64.4% ↑
3분기 말 누적 전국 어음 부도액은 4조1569억원으로 214.9% 급증
가계보다 기업 대출서 더 심각…"내년 상반기가 기업들에 고비"

 

                                                                                     사진=연합뉴스

최근 경기 침체와 고금리의 이중고 속에서 최종 부도 처리되거나 파산·청산 절차에 들어간 기업이 급증하면서 원금은 커녕 이자조차 못받는 '깡통 대출'이 속출하고 있다.

20일 연합뉴스가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공시한 3분기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2조277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조8988억원으로 27.3% 급증했다.

 

같은 기간 4대 은행 총여신이 1295조7838억원에서 1334조2666억원으로 3.0%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 이에 따라 총여신에서 이자를 받지 못하는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0.18%에서 0.22%로 높아졌다.

은행들은 3개월 이상 원금 상환이 연체된 여신에 이자 미계상 여신을 추가 반영해 무수익여신 잔액을 산정하며, 고정이하여신보다 더 악성으로 취급한다.

이 무수익여신은 특히 가계보다 기업 대출에서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은행의 기업대출 부문 무수익여신은 지난해 말 1조531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조9754억원으로 29.0% 증가했다. 일부 은행은 50%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의 가계대출 부문 무수익여신이 7462억원에서 9234억원으로 23.7%로 늘어난 것보다 더 가파른 증가세였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기업대출에 비해 가계대출이나 소상공인 대출이 더 부도율이 적고 대출 채권이 안정적"이라고 지적한 것과도 부합한다.

벼랑 끝에 내몰린 기업들의 사정은 최근 여러 수치로 동시다발 확인되고 있다. 법원통계월보 등에 따르면 전국 법원이 접수한 법인 파산 사건은 올해 3분기 기준 1213건에 달해 작년 동기(738건)보다 64.4% 급증했다. 개인 파산 접수가 올해 3분기 누적 3만1012건으로 지난해(3만1026건)와 거의 비슷한 것과 차이가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누적 전국 어음 부도액은 4조15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3202억원보다 무려 214.9% 급증했다. 1∼9월 월평균 전국 어음 부도율도 지난해 0.08%에서 올해 0.25%로 뛰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들의 부도가 지난해 1∼10월보다 올해 같은 기간 약 40% 증가해 주요 17개국 중 2위를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은행들은 올해 들어 무수익여신이 급증하는 등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오자 대손충당금을 꾸준히 늘리며 부실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부실 대출 규모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대출 만기와 상환 압박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가 기업들에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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